ㅂㅂ의 뜻을 몰랐을 때 ㅂㅇㅂㅇ에서의 경험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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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3
과거에 네이버카페에 올린 글인데 다시 올립니다.
베트남에서 처음 간 도시는 호치민이지만
지금까지 호치민은 단 세 번 갔고
마지막 방문한 것이 지난 2월이고
여행관련 카페에 회원가입한 적은 있지만
(눈팅을 포함하여) 활동이라곤 거의 해 본 적이 없는 상황에서 지난 5월에 네이버카페에 가입했으니
호치민 여행정보는 아는 게 별로 없이 세 번 방문을 했습니다.
(다른 곳은 십수회 정도 방문했고 일 때문에 앞으로도 갈 일이 자주 있을 예정입니다)
지난 2월 세 번째 방문은 48시간 정도 체류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프놈펜과 후에에서 할 일이 있어서 중간에 들러
놀다 가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보를 수집하다 이전 두 번 방문에서 가지 않은
부이비엔 거리가 여행자들이 모이는 곳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호치민 도착한 날은 뗏 기간이었고
방콕의 여행자거리 카오산로드를 상상하며
부이비엔 거리에 들어선 시간은 7시경이었습니다.
몇 시가 피크타임인지도 모른 채 평소처럼
맥주 두 잔(또는 두 병, 두 캔) 정도를 즐기며
안주로 식사를 대신하기 위해 부이비엔 거리를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식당이나 클럽내에는 손님이 많지 않았지만
거리에는 점점 더 많은 이들이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배가 고파 어딘가에 앉아서 뭘 먹고 싶은데
부이비엔의 존재만 알았을 뿐
어떻게 즐겨야하는지를 몰라
거리 시작부터 끝까지를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코코 앞에서 눈길을 끄는 댄서도 봤지만
감히 가까이가거나 들어갈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카페 회원이 된 후에는 다음에 부이비엔가면 코코는 반드시 들어간다고 글 남긴 적 있습니다.
초보여행자 티를 내느라 두리번거리면서
천천히 부이비엔을 걷다 보니 호객행위나
광고를 나눠주는 이들도 많이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길 끝에 이르자 어두움이 꽤 짙어졌습니다.
주변 정보도 부족하고, 배는 고파왔으므로
되돌아가서 코코에서 수미터 떨어진 작은 식당에 들어가 맥주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멀찍이서 댄서들 구경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몸을 서서히 반대로 트는 순간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 순간 약간은 장난기가 있으면서도
반가운 듯한 웃음을 지으며
"붐붐?"이라 묻는 것이었습니다.
(끝을 올렸으므로 질문으로 생각했습니다)
카페에 회원가입 전까지 붐붐의 뜻을 몰랐으므로
"웟츠 붐붐?"이라 되묻자 영어를 못 알아들었는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세 걸음 정도밖에 안 되는 거리였으므로
가까이 다가가서 진지하게 또박또박
"웟 두 유 민 바이 붐붐?"이라고 다시 묻자
대화중에 계속 보여주는, 장난기가 엿보이면서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양손은 핸들에 잡은 채
엉덩이를 들썩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작년 여름 하노이 방문시 오래 살고 계신 한국인 지인에게서
"모르는 사람 따라가면 돈 다 털리는 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생각났고
엉덩이를 위 아래로 들썩거리는 건 춤일 거라 생각했으므로
편안히 맥주마시는 건 좋지만 춤추는 건 체력이 딸러 힘들거라 여기고
"아이 돈 라이크 붐붐"이라 했습니디.
그러자 "옵하. 미인 잇서"같은 표현을 쓴 거 같은데
무조건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아이 돈 라이크 부킹"이라 하자
그 때까지 계속 웃던 표정 대신
멍한 표정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남녀 따로 온 손님을 한 테이블에 앉게 해 주는 걸 부킹이라 하므로.
춤추러 따라가지 않겠다는 뜻으로 (미인이 있다고 하니) 부킹 필요없다고 한 건데
베트남에서는 부킹이 영어 원문처럼 예약이라는 뜻으로만 쓰이는지
붐붐하라는데 제가 부킹싫어한다고 해서
이해를 못힌 건지는 알 수 업지만
붐붐이 뭔지 묻는 저에게 엉덩이 들썩거린
남자를 떠올릴 때마다 그냥 웃음이 나오곤 합니다.
지금 옆에 있다면
"나같은 손님 다시 만나면
붐붐이 춤추는 걸로 오해하지 않도록
더 이해하기 쉬운 동작을 보여줘야 할 거야."
라고 해 줄 것입니다.
썰렁한 마무리 죄송합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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