ㅂㅂ의 뜻을 몰랐을 때 ㅂㅇㅂㅇ에서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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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ㅂ의 뜻을 몰랐을 때 ㅂㅇㅂㅇ에서의 경험

과사랑 20 268 0

과거에 네이버카페에 올린 글인데 다시 올립니다. 



베트남에서 처음 간 도시는 호치민이지만


지금까지 호치민은 단 세 번 갔고


마지막 방문한 것이 지난 2월이고


여행관련 카페에 회원가입한 적은 있지만 


(눈팅을 포함하여) 활동이라곤 거의 해 본 적이 없는 상황에서 지난 5월에 네이버카페에 가입했으니


호치민 여행정보는 아는 게 별로 없이 세 번 방문을 했습니다.

(다른 곳은 십수회 정도 방문했고 일 때문에 앞으로도 갈 일이 자주 있을 예정입니다)


지난 2월 세 번째 방문은 48시간 정도 체류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프놈펜과 후에에서 할 일이 있어서 중간에 들러


놀다 가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보를 수집하다 이전 두 번 방문에서 가지 않은


부이비엔 거리가 여행자들이 모이는 곳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호치민 도착한 날은 뗏 기간이었고


방콕의 여행자거리 카오산로드를 상상하며


부이비엔 거리에 들어선 시간은 7시경이었습니다.


몇 시가 피크타임인지도 모른 채 평소처럼


맥주 두 잔(또는 두 병,  두 캔) 정도를 즐기며


안주로 식사를 대신하기 위해 부이비엔 거리를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식당이나 클럽내에는 손님이 많지 않았지만


거리에는 점점 더 많은 이들이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배가 고파 어딘가에 앉아서 뭘 먹고 싶은데


부이비엔의 존재만 알았을 뿐


어떻게 즐겨야하는지를 몰라


거리 시작부터 끝까지를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코코 앞에서 눈길을 끄는 댄서도 봤지만


감히 가까이가거나 들어갈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카페 회원이 된 후에는 다음에 부이비엔가면 코코는 반드시 들어간다고 글 남긴 적 있습니다.


초보여행자 티를 내느라 두리번거리면서


천천히 부이비엔을 걷다 보니 호객행위나


광고를 나눠주는 이들도 많이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길 끝에 이르자 어두움이 꽤 짙어졌습니다.


주변 정보도 부족하고, 배는 고파왔으므로


되돌아가서 코코에서 수미터 떨어진 작은 식당에 들어가 맥주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멀찍이서 댄서들 구경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몸을 서서히 반대로 트는 순간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 순간 약간은 장난기가 있으면서도


반가운 듯한 웃음을 지으며


"붐붐?"이라 묻는 것이었습니다.

(끝을 올렸으므로 질문으로 생각했습니다)


카페에 회원가입 전까지 붐붐의 뜻을 몰랐으므로


"웟츠 붐붐?"이라 되묻자 영어를 못 알아들었는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세 걸음 정도밖에 안 되는 거리였으므로


가까이 다가가서 진지하게 또박또박


"웟 두 유 민 바이 붐붐?"이라고 다시 묻자


대화중에 계속 보여주는, 장난기가 엿보이면서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양손은 핸들에 잡은 채


엉덩이를 들썩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작년 여름 하노이 방문시 오래 살고 계신 한국인 지인에게서


"모르는 사람 따라가면 돈 다 털리는 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생각났고


엉덩이를 위 아래로 들썩거리는 건 춤일 거라 생각했으므로


편안히 맥주마시는 건 좋지만 춤추는 건 체력이 딸러 힘들거라 여기고


"아이 돈 라이크 붐붐"이라 했습니디.


그러자 "옵하. 미인 잇서"같은 표현을 쓴 거 같은데


무조건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아이 돈 라이크 부킹"이라 하자


그 때까지 계속 웃던 표정 대신


멍한 표정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남녀 따로 온 손님을 한 테이블에 앉게 해 주는 걸 부킹이라 하므로.


춤추러 따라가지 않겠다는 뜻으로 (미인이 있다고 하니) 부킹 필요없다고 한 건데


베트남에서는 부킹이 영어 원문처럼 예약이라는 뜻으로만 쓰이는지


붐붐하라는데 제가 부킹싫어한다고 해서 


이해를 못힌 건지는 알 수 업지만


붐붐이 뭔지 묻는 저에게 엉덩이 들썩거린


남자를 떠올릴 때마다 그냥 웃음이 나오곤 합니다.


지금 옆에 있다면

"나같은 손님 다시 만나면

붐붐이 춤추는 걸로 오해하지 않도록

더 이해하기 쉬운 동작을 보여줘야 할 거야."

라고 해 줄 것입니다.


썰렁한 마무리 죄송합니다.ㅋㅋㅋ









댓글 20
그레이브디거 2024.11.23 00:58  
지금은 붐붐을 좋아하시나요? ㅎㅎㅎ
과사랑 작성자 2024.11.23 09:39  
몸이 안(못) 따라갑니다.
옥수수 2024.11.23 04:02  
손으로 퍽퍽 쳐야알지 엉덩이를 왜 그랬을까요 ㅎㅎ
과사랑 작성자 2024.11.23 09:39  
글쎄 말입니다.ㅋㅋ
좌지클루니 2024.11.23 07:23  
몰라서 전화위복이된 상황이셨군요 ㅋㅋ
과사랑 작성자 2024.11.23 09:40  
누구든 따라갈 일은 없고
필요하다면 직접 끌고 가는 편입니다.ㅎㅎ
난라아모 2024.11.23 08:49  
부이뷔엔 서성이는 여자들 조심해야죠
무섭습니다 ㅋㅋ
과사랑 작성자 2024.11.23 09:41  
단 한 번의 방문이었지만 코코의 귀요미와 달리 거리의 여성들은 매력이 없어 보여서 관심이 가지 않았습니다.
놀자비 2024.11.23 10:25  
부킹을 예약으로 인식했던거 같습니다. 이때까지보면? 다른 의미로 쓰는걸 보진 못했어요.
과사랑 작성자 2024.11.23 10:32  
서로 말이 안 통하면 오해도 생기지만 재미있는 일도 생깁니다.ㅋㅋㅋ
꿀벌 2024.11.23 10:25  
절대 따라가선 안되죠 ㅎㅎ;;

예전에 저에겐 손으로 표현해주더라고욥..ㅋㅋ
과사랑 작성자 2024.11.23 10:32  
작년에 만난 분(하노이 사시는 한인)이 그것 하나만큼은 엄청 강조하셔서 머리에 쏙 박혔습니다.ㅎㅎㅎ
하루 2024.11.23 12:50  
여행자거리, 공항에서 호객 하는 사람은 조심 하셔야 되세요~
과사랑 작성자 2024.11.23 14:32  
네, 많은 분들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하폴라리스 2024.11.23 16:32  
어딜가나 ㅂㅂ 호객꾼들은 끊이질 않는군요..
하노이 맥주거리도 그렇고..
과사랑 작성자 2024.11.23 19:26  
사람들 모이는 여행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통현상같습니다.ㅎㅎㅎ
키스 2024.11.23 17:10  
ㅂㅂ을 춤추는 동작이라고 생각하셨다니 ㅎㅎㅎ

다른데가서 말실수하셨음 민망한 상황이 나올뻔했네요 ㅎㅎㅎ
과사랑 작성자 2024.11.23 19:27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그 때는 뭔 말인지 모르니 무시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었습니다.
따라가지 말라는 충고는 들었고, 클럽과 바도 구별 못하던 시절이었으니
카페 가입 후 참 많이 배웠습니다.ㅋㅋㅋ
베일리 2024.11.24 03:02  
저도 작년9월 비엣남과 사이공 처음방문했을때 아무런 정보도 없을때 비엣남 첫 도착지인 부이비엔 사거리에서 붐붐거리며 호객하던 형님(?)들이 생각나는군요.
과사랑 작성자 2024.11.24 09:31  
같은 경험 만 분을 만나니 또 옛 장면이 떠올라 웃음이 나옵니다.
베일리님은 요즘 한국에서 아주 즐거운 시간 보내실 텐데 오늘은 더 행복하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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