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사달라는 꽁은 다 걸러야 할까?
몰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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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1
제가 의심이 많아요. 이런 의심병이 꽁들 만날 때도 도져요. 그래서 사진으로 공사 치려고 하거나, 선물 달라고 하는 꽁들은 대부분 잘라 버립니다.
기본적으로 병원 사진으로 드립 치면 거의 100% 차단하고요... 물론 예외가 두 명 있긴 하지만...^^
비싼 선물 사 달라는 꽁은 어지간하면 손절합니다. 하지만 마인드 좋고 선물 사 달라고 하지 않는 꽁에게는 오히려 제가 먼저 알아서 선물을 해 주기도 하지요.
선물을 사 달라고 하는 꽁을 잘라 버리는 이유는 그 기대치가 계속 높아지기 때문이에요. 처음엔 간단하고 아무것도 아닌 거에도 기뻐하더니...
점점 바라는 선물의 크기도 커지고... 심지어는 선물을 안 주면 왜 선물 안주냐고 따지는 상태까지 가기도 하지요... 그러면 결국은 언젠가는 끝이납니다. 그게 두 번 만난 후에 일지, 다섯 번 만난 후에 일지 차이는 있지만 결국은 끝이 보이게 되더라고요. 그러니 선물 사 달라는 공은 잘라야지요.
특히 향수나 화장품 사 달라는 꽁들은 거르라는 이야기가 많죠. 향수 선물 주면 당근마켓에다 내다 판다더라고요. 그래서 화장품 사 달라는 꽁들은 걸러야 하는 거죠. 돈 달라는 것과 같잖아요. 그것도 대놓고 아무런 댓가없이...
제 도시락 1호기는 약사이면서 ㄱㄹㅇㅋ뛰는 투잡 꽁입니다. 웃음 짓는 미소가 너무 이뻐서 살인 미소라고 부르지요. 와꾸가 이쁘기는 하지만 그래도 금보라나 권나라보다 이쁘진 않아요. 그런데 일단 웃으면 미소가 너무 이뻐서 그냥 힐링됩니다. 그래서 금보라를 제치고 저의 도시락 1 호기가 되었지요.
지금까지 열 번 이상 만났지만 단 한번도 그 무엇도 저에게 요구한 적이 없어요. 만나자면 만나고 톡 보내면 답장오고 그게 다예요. 그래서 이 친구는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독일 여행할 때
"오빠 독일 출장 중인데 한국 들어가는 길에 하노이 가니까 기다려라."
"오빠. 나 향수 사 주세요"
라고 답장이 오더군요.
3일 동안 답장하지 않았습니다. 고민 많이 했어요. 1호기도 드디어 맛이 갔구나.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잘라야 하나? 오만가지 생각이 듭니다. 선물 사 주세요가 아니라 향수 사 주세요 였기 때문입니다. 향수 사 달라는 꽁은 당근 잘라야 하는데... 그래서 결국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렴한 향수 사주자. 어떻게 하는지 반응을 보고 다음을 결정하자. 그래서 3일 만에 알았다고 사 주겠다고 답장했네요.
베트남 가는 길에 이스탄불 공항 면세점에서 5만 원 정도 하는 간단한 향수를 샀습니다. 유명 브랜드 향수는 비싸더라고요 10만원 훌쩍 넘어가더라고요. 용량이 큰 거는 더 비싸고요... 여행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용량 작은 향수는 5만 원 정도면 살 수 있었어요.
"그래 여태까지 만난 정이 있는데 이 정도는 사 줘도 되지."
라는 생각으로 하나 샀네요.
하노이에서 만나 같이 식사를 하고, 숙소로 들어와 향수 선물을 건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향수를 받자마자 너무 좋아하면서 포장을 뜯고 냄새를 맡아 보는 거예요.... 아무런 망설임이나 주저함이 없었어요. 향수 사 달라고 한게 내다팔 계획은 아니었던 거죠.
"향수 냄새가 너무 좋아요. 저는 향수를 너무 좋아해요. 오빠가 선물을 사 줘서 너무 고마워요"
"좋아하니 다행이네. 내가 향수를 잘 몰라. 네가 어떤 브랜드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디올 좋아해요. 샤넬은 왠지 나이 들어 보여요"
이때 저의 의심하던 마음이 사르르 녹고, 이 친구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선물 사 달라고 해서 당근마켓에 내다팔 거라는 저의 예상은 빗나갔어요. 의심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밀려옵니다. 그냥 향수가 가지고 싶었을 뿐이 아닐까....내가 괜히 의심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날 밤 당연히 뜨밤 보냈고요...
두 달 후 5월에 하노이 갈 때는 더 크고 좋은 디올 향수 사서 갈 예정이예요. 의심했던게 미안하기도 하고...
여태까지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던 친구니 제대로 된 선물 한 번은 해 줘도 괜찮겠지요.
그래도 역시 1호기는 1호기구나~^^
살짝 권태감이 느껴지던 참이 없는데... 다시 이 친구가 이뻐 보이기 시작합니다...
선물 사 달라는 꽁은 기본적으로는 거르는게 맞지만.... 여러 번 만나 봐서 느꼈을 때, 마인드가 정말 괜찮았다면, 한 번쯤은 선물해 줘도 괜찮지 않을까요? 최종 결정은 선물을 받고 보여주는 꽁의 행동을 보고 판단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꽁들에게 이것저것 다 퍼다 바칠 필요는 없겠지만... 가끔 마음의 표시를 해 주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내가 주고 싶을 때 줘야지 상대가 달라고 옆구리 찔러서 주는 건 사실 기분이 좋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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