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의 친절했던 그녀
두부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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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을 먹으며 직원들과 베트남 출장얘기가 나왔는데
갑작스레 제 머리속을 지나치는 한 생각이 있어요
바야흐로 6년전 딱 지금 이 시기 였네요. 저도 그때는 벳린이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는 해외출장이란게 2~3년에 가끔 한번 다녀왔을때였던지라
지리도 잘 모르고 모든게 낯설고 서툴렀던 시기였죠
그래서 출장가면 현지 주재원 근처에 호텔을 잡고 지냇어요. 퇴근후엔 숙소에서만 ^^;;
그러다보니 아쉬워서 한국귀국은 저녁비행이라 낮에 하노이 구경이나 하러 다니겠노라고
마지막날은 하노이로 호텔을 1박 예약하고 회사차를 타고 예약한 하노이 호텔에 내렸습니다
체크인하려하니, 인포직원이 에약자에 제 이름이 없다네요?
그래서 핸드폰으로 예약내역을 보여주니, 제가 예약한곳은 동일한 이름의 다른 호텔이라는겁니다
젠장 현지인 법인차량기사가 잘못내려준거였어요. 분명히 주소 보여줄땐 어딘지 알고있다고 끄덕이더만...
지금이야 이런일이 있어도 그런갑다하고 그랩불러서 타고 이동하겠지만
벳린이였던 저에겐 멘탈이 흔들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왜 바보같이 구글맵을 키고 검색해볼 생각을 못했는지...... 참 ㅠㅠ
서툰영어로 내가 예약한 호텔위치를 물으니, 멀지않다고 걸어가면 된다며 종이에 약도를 적어 그림을 그려주더라구요
지금 생각에 아마 500m쯤 떨어져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적어준 메모장을 손에들고 케리어를 질질끌며 발길을 옮기는데, 분명히 써준대로 갔는데 비슷한곳이 안나와요
그래서 길거리를 빙빙돌며 씨름하다 도저히 안되겠다싶어, 지나가던 사람에게 영어로 말을거니 다들 그냥 지나쳐버리더라구요 ㅠㅠ
내가 인상이 나쁘지 않은데 외국인이라 대화가어려워 피한걸로 애써 위로하며 계속 걸어봅니다.
그러다가 ATM기기에서 돈을 찾고있던 여성2명을 포착하고 다시 말을걸어 이 호텔이 어디인지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다행히도 이 여성들이 관심을 보이며, 번역기를 꺼내 대화를 시도합니다.
두부 : 내가 이 호텔을 가야하는데 길을 모르겠다. 그리 멀지 않다는데 이곳이 어디인지 아나요?
여성 : 음.... 난 모르지만 지도검색해볼게
여성 : (검색후) 아.... 이곳은 걸어가기엔 멀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게 좋겠습니다.
두부 : 내가 안내받을땐 그리 멀지 않았다
여성 : (구글지도를 보여주며) 우리는 걸어갈수 있지만, 당신은 길을 모르니 택시타고 가는게 좋겠다. 택시를 타라
두부 : 알겠다. 고맙다 (도로가에서서 지나가는 택시를 손으로 흔듬)
여성 : 당신은 택시를 부를지 모르나요? 그렇타면 내가 불러줄테니 당신이 요금을 내세요.
두부 : 알겠어요. 고마워요
잠시 후 택시가 도착했고 여성이 택시기사에게 제 호텔주소를 불러주고, 비용이 얼마인지 확인하며
여성 : 택시기사에게 호텔주소를 알려주었으니 목적지에 내려줄거다, 그리고 비용은 20만동이니 더 달라고해도 주지 마라
두부 : 고마워요. 당신은 내 은인입니다. 너무 고마워요 ㅠㅠ 땡큐땡큐
여성 : (제가 불쌍했는지...) 안되겠다 당신 목적지까지 같이 가줄게요.
그렇게 목적지까지 같이 와주어, 제 호텔 체크인까지 도와주고 헤어진 그녀들이 갑작스레 생각나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별것아닌 일이었는데, 그땐 해결방법을 몰라서 ㅋㅋㅋ
지금이라면 날 도와준 그녀들 연락처를 따놓았을텐데요. 한명은 이뻣거든요!!!
그땐 그런생각도 못할정도로 많이 당황했던 기억이있네요 ^^
이때가 6년전 12월중순 딱 지금쯤이었는데 그녀들도 잘 지내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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